교통은 도시의 성장, 변화, 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도보나 우마차 이용이 일반적이었던 20세기 이전까지 도시 성장은 반경 4km 정도의 영역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으나, 20세기 초반 전차의 시대가 열리며 도시 범위는 궤도 교통망을 따라 확장했다. 그리고 자동차가 일상 교통수단이 되면서 궤도교통이 운행하지 않았던 공간에서도 도시화가 진행됐다. 고속도로가 완비된 현재 ‘자동차 시대’ 도시에서는 간선 도로망을 따라 교외화 및 광역화가 나타난다. 1기 신도시를 넘어 김포, 남양주, 동탄까지 확장하는 서울의 생활권과 자동차 전용도로를 따라 포항시 외곽에서 진행되는 도시개발 사업 구역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모습이다. 한때 자동차 기반의 도시 확장은 과밀, 혼잡, 삶의 질 저하 등 도시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또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됐다. 교외 지역에서 공동체적 유대감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주택 소유의 기쁨은 가계부채 부담과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공포로 변해간다. 통근 및 통학 거리가 멀어져 대도시권의 직장인과 학생들 사이에는 육체적 피로와 시간의 빈곤이 만연하다. 그래서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세컨드 카’ 수요가 증가하는데, ‘1가구
노벨동산 | 이재열 / 인문 대우조교수 | 2017-11-01 14:37
어린 시절이면, 누구나 한 번쯤 방학 계획을 세워 본 일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흰 도화지에 컴퍼스로 큼직한, 둥근 원을 그리고 반듯한 자를 대어 절반을 꿈나라로 떼어먹고, 나머지를 조금 떼어 ‘컴퓨터 게임’, ‘영어학원’과 같은 녀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둥글둥글한 계획표는 꼭 빵 덩어리를 닮았었다. 나이를 더 먹고 나서는, 빵을 더 잘게 쪼개어 이름 모를 것들에게(아마도 수학, 영어 단어, 혹은 한자 암기 따위였을 것이다) 떼어 주었고, 부스러기만 어지럽게 쌓여 더 나눠줄 빵이 없어졌을 때는 내일의 빵을 그려서 나눠주곤 했다. 빵을 그리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시간을 잘게 쪼개는 데 익숙해졌다. 전공을 공부하는 시간을 쪼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친구도 사귀고,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무언가에게 주지 않는 일이 어색해졌다. 우연히 내 시간을 가져갈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손아귀에 남아 있던 시간을 아무렇게나 먹어 버리고는 ‘참 이상한 날이다’ 하고 생각했다.그러다 문득, 아무도 내 시간을 가져가지 않는 날이 늘었을 때는, 무엇이라도 좋으니 내 시간을 모조리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문
지곡골목소리 | 강한솔 / 생명 15 | 2017-11-01 14:36
만화/만평 | . | 2017-10-11 01:46
이 글에서 “그물에 잡힌 고기”는 우리 포항공대 캠퍼스에서 함께 얽혀 살아가고 있는 학생, 직원, 연구원, 교수 등 모든 구성원을 의미한다. 우리 구성원 대부분 포항 출신이 아니고, 포항공대가 가진 매력의 그물에 사로잡혀 포항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항상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오고 나가는 대학으로서 우리 포항공대는 항상 좋은 고기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의무이다. 여기에서 환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우리 “이미 잡힌 고기”는 포항공대에서 과연 행복한가라는 질문이다. 우리는 “이미 잡힌 고기”의 행복한 삶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행동에 옮기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 잡을 고기”를 어떻게 낚을지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는가? 혹은 고기를 담고 있는 “포항공대”라는 배의 안전, 성능 향상 등에만 관심이 있는가? 2017년 대학 통계에 따르면 우리대학 캠퍼스에는 학부생 1,449명, 대학원생 2,139명, 연구원 611명, 교수 281명, 직원 250여명, 모두 합쳐서 4,730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작은 대학이라고 하지만, 약 5천 명의 인원은 절대 적은 수가 아니다. 또 대학의 특성 상 매년 많은 수의 구성원이
사설 | . | 2017-10-11 01:21
지난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환경미화원, 상시위탁 집배원 등 적지 않은 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해 왔다. 이들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기간제 교사들이다.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이하 전기련)는 7월 19일부터 여러 번에 걸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본부와 정부 서울청사, 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간제 교사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절망을 느끼며, 정규직 전환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 불안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과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이 임용고시 응시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의 주요 근거로 제시한다.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전국 중등예비교사들의 외침’, 전교조 모두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에 명확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들 단체는 공통으로 임용고시라는 현재 제도와의 형평성을 지적했고. 특히 교총은 예비교사들의 공무담임권 침해 등 구체적인 항목을 제시하며,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는 헌법과 교육공무원법을 어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
78오름돌 | 김휘 기자 | 2017-10-11 01:21
만화/만평 | . | 2017-09-20 08:12
사랑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사랑에 빠지는 날엔, 누구든 그 사랑에 눈멀고, 귀먹게 된다. 닐 포스트만은 “미국 대중은 과학기술에 대한 사랑에 빠졌다”라고 진단한다. 그는 “과학기술은 파우스트의 거래(Faustian bargain)”와 같아서 늘 “주는 것이 있으면, 가져가는 것이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니, 과학기술을 잘 사용하려면, 꼼꼼히 손익을 따져 거래하는 것처럼 깨어있어야 하는데, 미국 대중은 과학기술에 대한 사랑에 빠져, 눈멀고 귀먹어 현명한 거래를 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데, 돌아보면 오늘날 우리가 처한 사정도 그리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YOLO!”, “Carpe diem!”,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 “지금 이 순간!”, “부러우면, 지는 거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첨단 과학기술 제품 광고의 끊임없는 권고,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속 PPL 광고, 이 모든 것들의 무차별 폭격 속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는, 현대 과학기술의 산물들에 대한 사랑에 빠진다. 그래서 우리는, 늘 채워지지 않은 갈망 때문에 굶주린다. “Hunger for love!” 사랑에 빠진 연인 간에서 이 말은, 그래도, 그 허기가 채워지는 날, 그 꿈이 이루어지는
사설 | . | 2017-09-20 07:41
만화/만평 | . | 2017-09-20 07:35
만화/만평 | . | 2017-09-06 2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