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9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중국인들의 의식 속에서 매우 낯설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그들에게 ‘한국’하면 떠오르는 것은 88년 서울 올림픽과 한-중 축구전에서 ‘공한증’을 불러일으키는 공포의 대상 정도였다. 90년대 말, 이러한 인상에 문화적 색깔이 입혀지기 시작하면서 ‘한류(韓流)’라고 불리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한류란 ‘한국의 음악, 드라마, 패션 등의 대중유행문화가 중국에 매섭게 파고들고 있다’는 뜻으로, ‘한류(寒流)’와 동음이의어이다. 이 신조어는 클론 H.O.T 등의 북경 콘서트 대성공으로 중국 언론에서 ‘한국음악’과 ‘한국 문화’를 대신하는 말로 통용되었으며, NRG와 안재욱 등의 공연을 계기로 중국의 매스컴을 온통 새까맣게 뒤덮기도 했다. 물론 안재욱 같은 케이스는 운이 좋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는 중국의 한류 열기는 시기적으로 모든 것이 딱 들어맞은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아시아의 유명매체들이 시청률과 신선함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한국 오락’은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한국 예술문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에 이어 발빠르게 등장한 것이 바로 중국어권 가수들의 한국어 번안곡이었다.

문화 | 손성욱 기자 | 2001-02-14 00:0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0년이 저물고 진정한 21세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2001년이 밝았다. 지난 한해는 그야말로 교내외로 매우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우선은 무학과 제도 시행 첫해로, 180여명에 달하는 무학과 신입생들이 원하는 학과에 배정받기 위해 다시 떠올리기도 싫었을 고3 시절을 방불케 하는 피나는 경쟁과 대입 원서접수를 능가하는 눈치작전을 펼치며 가슴졸여야 했다.학교 시설, 특히 LAN 등이 대대적으로 개선되었고 이러한 호조건 속에 인터넷과 함께 수많은 포스테키안들을 컴퓨터 앞에 붙잡아 두었던 PosB의 하드디스크가 도난당하면서 사이버 문화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동시에 실생활에 있어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으며, 4년만에 경선에 의해 진정한 의미의 총학생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순수 포항공대 출신 외국 대학 교수 탄생과 각종 연구 성과 등으로 학교의 위상이 높아졌으며, 그 영향인지는 몰라도 2001학년도 대입 수능의 점수 인플레 여파 속에서도 2000학년도 입시때와 같은 미달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이러한 일들을 돌이켜 볼 때, 2001년은 여러 가지의 호재 속에 시작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우선은

보도 | 손성욱 기자 | 2001-01-01 00:00

우리 학교 학생 중에 통나무집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교내에서 열리는 수많은 행사의 뒷풀이 장소이자 친구들과 함께 잠깐 들러 시원한 맥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서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포항공대만의 최고 명소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학생들 곁에 가까이 있는 통나무집에서 주방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옥희씨를 만나보았다.김옥희씨는 91년부터 시작해 통집에서 벌써 10년째 일하고 있다. 지난 2월에서 3월 사이 한달간 지곡회관 야식장의 근무조장으로 일한 적도 있지만 그 외에는 줄곧 통집에서만 일한 터줏대감이다. 그의 일과는 오후 4시 30분 출근으로 시작된다. 출근하자마자 통집에서 판매되는 각종 안주의 재료와 식기를 준비하고는 잠깐 저녁식사를 하고 바로 손님맞이 준비에 들어간다. 현재 통집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를 포함해 모두 네 명으로, 각기 안주 준비와 식기 세척 등으로 눈코뜰 새 없게 된다. 물론 근로 학생들이 도울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주방 내의 업무를 네 명이서 모두 처리해야 하므로 상당히 바쁘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어느덧 통집이 문을 닫을 시간이 가까워 온다. 예전엔 12시까지였지만 근

문화 | 손성욱 기자 | 2000-12-06 00:00

다른 사람의 과제물을 보고 베낀 적이 한번도 없는 사람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요즘 우리 학교를 포함한 대학가에는 표절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유형도 가지가지로, 작게는 친구의 과제물이나 퀴즈 답지를 베끼는 것에서 시작하여 심한 경우에는 논문 표절까지 각양각색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최근 몇년간의 일로, 사회적으로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과 표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문화 전반에 걸쳐 그동안 보이든, 혹은 그렇지 않든간에 비일비재하게 되풀이되어 왔던 표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라 하겠다. 대학가에서 이러한 표절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것이 개인적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인터넷을 둘러보면 레포트 자료를 제공하는 사이트나 홈페이지가 수두룩하다. 자신이 썼던 레포트를 자신의 홈페이지 자료실에 올려놓은 것은 그나마 ‘애교’에 속한다. 대부분의 레포트 사이트들은 레포트를 쓴 사람이 게시판에 파일을 첨부하여 올리면 방문자들이 다운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글씨체 등 세부적인 사항만 조금 바꾸어 마치 자신이 쓴 글인 양 제출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주제를 넘겨주면 돈을 받고 레포트를 작성해주는 사이

취재 | 손성욱 기자 | 2000-12-06 00:00

“코리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처음 이런 광고 문구를 보게 된다면 아마도 애국심을 강조하려는 광고인 줄로 착각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게다가, 부연 설명으로 “Korea는 당신이 당신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당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까지 한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는 요즘 광고를 보았을 때 저게 무슨 뜻인지, 무슨 제품을 알리려는 것인지에 대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광고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처음에 이것이 어떤 제품인지에 대해서조차도 알 수 없도록 호기심만 불러일으키는 의미가 모호한 광고, 이러한 새로운 경향의 광고를 티저광고(teaser advertisement)라 한다. 티저(teaser)는 사전적으로 ‘화나게 하다, 약올리다, 괴롭히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티저광고란 시리즈 형식의 광고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메시지나 이미지를 제시하다가 차츰 광고 내용을 밝혀 가는 형식의 광고, 즉 광고 내용을 한번에 보여주지 않고 조금씩 몇 차례에 나누어 보여주는 기법이다. 티저광고는 소비자에게 매일 전달되는 신문이나 방송 매체를 이용한 광고로서 광고주나 제품을 일부러 숨긴 채 의외성을 이용해 주목

문화 | 손성욱 기자 | 2000-11-22 00:00

컴퓨터 이용 하루 평균 4시간 넘어... 책 사는데는 인색지난 10월 28일, 포항공대 신문사에서는 포항공대 학생들의 생활 문화에 대하여 지곡회관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9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이 설문 조사에 응한 재학생은 모두 181명이었고, 그중 학부생은 00학번 69명을 포함하여 139명, 대학원생은 42명이었다.우선, 포항공대생의 한달 평균 생활비는 약 28만 8000원으로, 6년 전의 설문 조사 결과인 23만 8천원에 비해 5만원가량 늘어나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씀씀이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학부생은 약 27만 9000원, 대학원생은 약 31만 7000원으로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학부생에 비해 대학원생은 도서 구입비나 각종 생활용품 구입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지출할 곳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러한 생활비 중에 식비를 제외하고 어떤 곳에 가장 돈을 많이 쓰냐는 항목에 학부생들 중 ‘음주’라고 응답한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교내에 주점이 위치해 있고, 주류를 배달하는 야식 업체들이 많은 주변 환경의 영향이 크고, 또한 적절한 음주 문화를 통해 인간 관계에 있어서 친목을 도모

취재 | 손성욱 기자 | 2000-11-01 00:00

- 학교 가기 좋은 사람, 싫은 사람굳이 네티즌이 아니더라도 동창 찾기 사이트 ‘아이러브스쿨(http://www.ilove school.co.kr)’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 1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페이지뷰 증가율을 보였던 아이러브스쿨이 요즘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사이트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덩달아 동창회 열기도 조금 수그러든 느낌이다.한동안 전국이 동창회 열기로 달아오르면서 거기에 편승하여 각종 유흥업소들의 매출도 급신장하였고, 각종 아류 사이트들까지 등장하게 된 원인인 ‘아이러브스쿨 신드롬’이 서서히 사그라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터넷을 통해 잊혀졌던 옛 친구들을 만나 정을 나누고, 옛날의 추억들을 돌이켜 보자는 사이트의 의도는 매우 독특하면서도 기발하여 단숨에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잘못된 모임 문화와 결합되면서 역효과 또한 나타났다.아이러브스쿨을 통한 동창회를 꺼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창회가 의미없는 술자리로 끝나 지겹다고들 한다. 실제로 사이트 자체의 기술적인 보완점 외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옛 친구를 만나는 것까지는 좋으나, 그것이 너무 단순한 일회성 음주모임으로

문화 | 손성욱 기자 | 2000-10-11 00:00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0’이 9월 1일 개막되어 11월 10일까지 열리게 된다. ‘새 천년의 숨결(부제:만남과 아우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엑스포를 위해 조직위는 98년에 열린 1회 엑스포의 미비점을 보강하여 여러가지로 새롭게 단장하였다. 입장권을 내고 정문을 들어서면 먼저 넓은 ‘전승의 마당’을 지나 정면에 위치하고 있는 `새 천년의 숨결’관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문화의 태동과 발생 과정의 여러 모습이 재현되어 있고, 주제영상 ‘서라벌의 숨결속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제작·연출하는 최첨단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영상기법으로 천년전 경주의 모습을 재현해 스릴과 감동을 준다. 밖에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세계축제 퍼레이드를 만날 수도 있다. 또한 주말 저녁마다 새로운 장르인 퓨전예술축제를 접할 수 있는 상설무대가 열린다. 퍼레이드 행렬을 뒤로 하고 계속 가면 피라미드 모양을 한 ‘동방문화관’ 입구가 나온다. 이곳에는 말 그대로 동방문화의 성장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특히 고대 동양과 서양을 잇는 길로서 매우 중요한 무역 경로였던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한 전시물 배치가 돋보인다.‘동방문화관

문화 | 손성욱 기자 | 2000-09-20 00:00

서태지가 돌아왔다. ‘아이들’이란 호칭을 버리고 음반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98년 여름,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이후 2년 6개월만에 베일에 싸인 채로 ‘Take Two’의 음반과 뮤직비디오만을 공개했던 그가 드디어 팬들 앞에 얼굴을 내비친 것이다. 역시 서태지답게 음반 발매 전부터 각종 소문과 추측들이 난무했고, 지금도 그는 문화 전반에 걸쳐 최고의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원래 서태지는 그룹 ‘시나위’에서 활동하던 락 뮤지션이었다. 솔로 1집에서 보여준 얼터너티브나 이번 2집의 하드코어 모두 그가 평소 동경하고, 하고 싶어했던 음악 장르들이기에 팬들은 그의 자유로운 음악 창작 정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그의 음악에 대해 혹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항상 서태지의 음악은 ‘누구누구와 비슷하다’는 구설수에 시달려 왔다. 이번 앨범 역시 마찬가지로, 음악 내용이나 복장 등에 있어서 미국의 하드코어 그룹인 ‘Korn’과 똑같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서태지의 음악이 많게든 적게든 외국 음악과 비슷한 점을 보였던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서태지의 설명대로, 그러한 음악들에 생소한 국내의 팬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하

문화 | 손성욱 기자 | 2000-09-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