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얼마 전 ‘학계를 떠나는 한 박사과정 학생의 뜨거운 질타’라는 제목의 편지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뉴스페퍼민트에서 그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 번역한 뒤 유명해졌다. 스위스 로잔공대를 다니던 한 대학원생이 쓴 이 글은, 학계를 향한 비판어린 시선이 공감을 불러일으켜 여파를 만만찮게 불러왔다.“내가 박사과정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나는 학계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고 믿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오늘날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실제로 무언가를 배우고 학문에 어떤 기여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적어도 나는 그랬습니다.”그는 더 이상 학문과 학계가 동의어가 아님을 강조하며, 자신이 학계를 떠나는 이유는 제대로 학문을 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지만, 우리가 처한 이 환경도 그가 지적한 문제들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마주친 뒤 학계를 떠나는 것은 부족함이 많다. 이 편지의 저자는 이제 다른 방식으로 학문을 추구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게만 하고 사라졌으니까.그와 달리,

사회 | 김준 / 생명 09 | 2013-11-20 15:01

지난 8월 29일, 생물정보학연구센터 게시판에 “IBS로 노벨상의 꿈을.... 뿜겠다, 정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이일하 교수(서울대 생명과학부)가 기초과학연구원(IBS)을 비롯한 연구비 지원 체제를 비판하고자 쓴 것이었다. 이명박 정권의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IBS는, 오세정 IBS 원장의 말을 빌리면, “호기심에 이끌려가는 사이언스”를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사이언스를 위한다던 초기의 목적은 어디에 간 것인지, 이제는 비판의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비판의 핵심은 연구비다. 하나의 연구단에 100억 원을 배정한다는 IBS는 설립 초기에도 연구비가 소수에게 편중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기존 연구비는 줄지 않고 추가로 배정될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실제로 별도 편성이 상당한 정도로 이뤄지고 있으나, 저명한 모 교수도 과제에서 탈락했을 정도로 기존 연구비의 경쟁은 여전히 심하다. 반대로 IBS 단장에게 뽑힌 그룹 리더들은 상대적으로 쉽게 기존 창의과제 연구비의 2배를 받게 돼 반감을 산 것으로 보인다.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학위 취득 후 7년 이내 또는 만 40세 미만의 창의적

지곡골목소리 | 김준 / 생명 09 | 2013-09-25 14:38

최근 정부에서는 기초과학을 들먹이며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내용을 살펴보면 지적 호기심 충족을 위한 기초과학이 아니라, 기술개발을 위한 수단인 기초연구임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과학이란 결국 기술 개발이나 경제 발전의 원천이 되는 수단으로 전락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데 과학은 그런 도구적 가치밖에 지니지 않는 것일까?나는 생물학이 인간의 사고 방식을 바꿔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생명과에 입학했다. 굴드와 도킨스의 책을 읽었고, 마이어와 모랑쥬의 책을 읽고 생명과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장에서 이뤄지는 연구와 큰 괴리가 있었다. 당장 서점에 가서 과학을 다루고 있는 책의 종류와, 실제 연구 현장에서 어떤 연구가 이뤄지는지를 비교해보면 이것이 아주 위험한 착각이란 것을 알 수 있다.신약 개발, 당연히 중요하다. 질병을 치유하는 약을 개발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단지 그것만이 과학인 것은 아니다. 과학은, 내가 생각하는 과학은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 그것, 생각의 틀을 바꾼 그것, 어쩌면 그저 궁금하고 재미있어서 하는 바로 그것이다. 이것을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다.한국에서 기초과학을 하기란 정말

지곡골목소리 | 김준 / 생명 09 | 2013-05-22 03:45

대한민국 과학기술 대연합(대과연)에서 (친) 이공계 국회의원 확대를 위해 서명을 모으고 있다.대과연에서는 19대 총선에 앞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정당에 과학기술계인 58명을 지역구 공천 후보로 추천했지만, 이들을 공천자 명단에서 찾기는 힘들다. 이공계 공천 신청자에게 가산점 20%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은 새누리당을 포함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서 공천 받은 이공계 인사는 10명이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나마 이 10명도 이전 18대 국회에서 의원을 지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기존과 달라질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공계 인사가 공천을 제대로 받지 못하자 대과연은 현재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각각 과학기술계 인사를 10명씩 비례대표로 공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2012년 3월 21일 현재, 새누리당은 여성과학기술계인 한 명을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해 생색내고 있을 뿐이다. 민주통합당에선 아예 비례대표 공천을 주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대과연의 투표 촉구 서명 운동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당들에게 이제는 표로써 직접적인 영향력을 보이려는 시도로 보인다.“광우병, 구제역, 천안함 사건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복잡한 이슈가 터졌을 때 많은

지곡골목소리 | 김준 / 생명 09 | 2012-04-11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