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8건)

곱게 물들었던 단풍이 삭연히 떨어지는 요즘, 머릿속에 떠오르는 뮤지컬이 있다. 황금빛 무대 위에서 쓸쓸한 노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뮤지컬 ‘호프: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호프)’이다. ‘호프’는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미발표 원고 반환을 놓고 진행된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에바 호프의 재판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왜 호프가 30년째 재판을 하는 동안 그토록 원고를 뺏기지 않으려 했는지에 집중해 그녀의 인생을 풀어냈다.막이 오르면 재판이 시작되고, 중간중간 과거로 장면이 전환된다. 이때 흥미롭게도 두 명의 다른 배우가 각각 ‘과거 호프’와 ‘현재 호프’를 연기해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한 무대 위에서 보여주며, 현재 호프는 과거의 사건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가령 엄마에게 폭언하는 과거 호프의 모습을 보면서 현재 호프는 과거의 자신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친다. 물론 그 외침은 닿지 않으며, 이런 단절은 현재 호프의 후회를 더욱 강조한다. 오직 원고만을 지키기 위해 살아왔던 자신의 인생을 회고한 호프는 큰 회의를 느낀다. 재판은 원고가 이스라엘 도서관에 넘겨지도록 판결이 나고, 호프가 앞으로의 삶을 원고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살겠다고

포스테키안의픽 | 박민해 기자 | 2019-12-05 12:57

지난달 20일, 우리대학 김무환 총장이 극동연방대 설립 120주년 기념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학 총장 회의에 참석해 극동연방대와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두 대학은 앞으로 인적, 학술 교류를 하면서 포항과 블라디보스토크의 동반 성장, 특히 혁신적인 미래 스마트시티로의 발전을 위해 관련 연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이번 MOU를 통해 우리대학은 러시아 극동지역 교류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함과 더불어, 경상북도·포항시와 블라디보스토크 간의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는 데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지난해 블라디보스토크와 경제, 사회, 문화 교류 MOU를 체결했다. 이후 포항교육지원청과 블라디보스토크교육국이 교육, 문화 교류 MOU를 체결하는 등 포항과 블라디보스토크는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성장을 위한 교류 협력을 실질적으로 이뤄나가고 있다.김 총장은 “포항시와 블라디보스토크 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두 지역의 대표적인 대학이 새롭게 손을 잡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라며 “두 대학의 교류가 포항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스마트시티로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발전을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한편 이강덕 포항시장과

TOP/준TOP | 박민해 기자 | 2019-11-08 15:56

지난해 여름, 나는 내 문화생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 지인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관람했고, 그날을 기점으로 뮤지컬 팬이 됐다. 어릴 적 내가 뮤지컬에 대해 갖고 있었던 이미지는 ‘고상한 사람들만 즐기는 공연’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뮤지컬은 점차 다양한 주제와 음악 장르를 다루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뮤지컬 배우들 역시 각종 매체에 출연해 활발히 활동하며 뮤지컬이라는 하나의 문화를 알리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요즘의 뮤지컬은 폭넓은 관객층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그러나 이렇게 공연 문화가 널리 확산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공연 관람 문화에 대한 문제가 자주 제기된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배우들의 목소리에 고도로 집중해야 하는 뮤지컬의 특성상, 많은 관객이 “공연을 관람하는 도중에 ‘관크’를 당했다”라고 호소한다. ‘관크’는 ‘관객 크리티컬(Critical)’의 줄임말로서, 다른 관객으로 인해 공연 관람을 방해받는 상황을 일컫는 신조어다. 예를 들어, 어떤 관객이 공연 중 옆 사람과 큰 소리로 대화하거나, 휴대전화를 켜 화면의 불빛이 새어 나오게 하는 상황 등이 이에 포함될 수 있다. 공연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관객

78오름돌 | 박민해 기자 | 2019-11-08 15:32

흔히 음악을 즐길 때 이미 녹음돼있는 음원을 찾아 듣지만, 뭐니 뭐니 해도 무대를 두 눈으로 보면서 라이브 음악을 직접 들을 때야말로 비로소 온전한 감동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아티스트의 라이브 공연을 한 자리에서 만나보고 싶다면, 음악 페스티벌에 가면 된다. 일반적으로 음악 페스티벌에서는 넓은 공원에 다양한 크기의 무대와 음식 부스 등이 설치되고, 특정 장르의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모여 각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록 페스티벌에서는 여러 밴드가, 힙합 페스티벌에서는 여러 래퍼가 돌아가며 무대에 오른다. 관객들은 이곳저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공연 시간표를 참고해, 자유롭게 공원을 돌아다니면서 원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우리대학 주변에서도 몇몇 음악 페스티벌이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칠포재즈페스티벌’은 포항 칠포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페스티벌로서, 국내외 재즈 아티스트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 또, ‘그린플러그드 경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록 페스티벌 중 하나인 ‘그린플러그드’가 서울뿐만 아니라 동해, 경주로 페스티벌 개최지를 늘리면서 새로이 생겨났다. 대다수의 대형 음악 페

문화 | 박민해 기자, 정유진 기자 | 2019-10-18 17:50

무더운 날씨의 8월, 무은재기념관의 한 강의실은 밤이 되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 그곳에서는 과학퀴즈 선수단이 모두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합숙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과학퀴즈는 △수학 △물리 △화학 △생명 △컴퓨터의 다섯 가지 분야에서 출제되는 퀴즈를 풀고 점수를 획득해, 더 높은 점수를 가진 팀이 승리하는 종목이다. 퀴즈가 서로 다른 여러 분야에서 출제되는 만큼, 선수단에는 각 부문을 대표하는 선수가 한 명씩 포함돼있다. 포항공대신문은 과학퀴즈 대표팀 선수단 팀장 강호경(생명 18) 학우를 인터뷰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합숙 훈련을 하는 동안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는가?선수들이 각자 자신이 담당한 분야에서 출제될 만한 주제를 선정해 이를 설명하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예상 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해나갔다. 설명 중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서로 활발하게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지식을 쌓았다. 또한, 작년 경기 영상을 시청하며 당시 출제된 퀴즈를 풀어보고, 실제로 공개되지 않은 나머지 퀴즈들까지도 꼼꼼히 확인해보며 실력을 다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이번 포카전에 임하는 각오는?과학퀴즈 선수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합숙 훈련을 시작했고, 지금껏 비장한

기획 | 박민해 기자 | 2019-09-27 10:52

지난 5월 한 달 동안 학내는 총학생회의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 논의를 앞두고 무은재학생회장단의 의견 수렴 과정에 대한 논란으로 떠들썩했다. 가장 먼저 5월 2일, 제11차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총학생회 차원의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 전학대회 상정’ 안건이 찬성 12표, 반대 2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이때 반대표를 행사한 무은재학생회장은 “안건을 상정하기 전에, 총학생회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모담(이하 모담)에서 학우들을 대상으로 자세하게 소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했고, 총학생회장은 “각 대의원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의견 수렴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본인이 판단하면 된다. 개회 공고 전에 의사 결정에 필요한 자료는 제공하겠다”라고 답변했다.2주 후 5월 16일, 무은재학생회장단은 각 분반의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 총학생회 차원의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에 대한 입장 표명문과 참고자료, 그리고 무은재학생회원의 의견을 ‘무은재학생회 페이스북 익명 창구’를 통해 모아 전체학생대의원회의(이하 전학대회)에 전달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이때 무은재학생회장단은 입장 표명문에서 “총학생회의 서울퀴어문화축제 공동행진 참여는 재작년부

TOP/준TOP | 박민해 기자 | 2019-06-13 14:11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나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당시 포항지진에 의해 13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피해액은 551억 원, 한국은행이 집계한 피해액은 무려 3,323억 원에 달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포항지진이 다른 일반적인 지진과 그 양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자연지진이 아닌 촉발지진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작년 3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대한지질학회를 중심으로 포항지진정부조사연구단(이하 연구단)이 구성됐다.약 1년 동안의 정밀조사가 이뤄진 후 지난달 20일, 연구단은 “포항지진은 지열발전 실증연구 수행 중 지열정 굴착과 물 주입에 의한 영향이 누적돼 임계응력 상태에 있던 단층에서 촉발된 지진이다”라고 발표했다. 포항지진이 촉발지진으로 결론지어진 이후, 대책 마련을 위한 포항지진 관련 특별법 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먼저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11·15 포항지진 피해배상 및 지역재건 특별법 제정을 간곡히 요청합니다’란 제목의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포항지진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당할 수 있

TOP/준TOP | 박민해 기자 | 2019-04-24 17:40

우리대학과 연세대가 블록체인 캠퍼스를 구축한다. 블록체인 관련 과목 개설이나 연구를 넘어 대학 전체에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두 대학은 블록체인 분야의 선도적 연구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학생·동문 주도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의 구축 및 도입 △블록체인 연구센터 개설 및 교육 커리큘럼 구성 등을 통한 연구·교육 기반 마련 △대학 교육 및 창업프로그램과의 연계를 통한 블록체인 분야 예비 창업자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대학은 지식콘텐츠 공유 시스템 ‘엔그램(Engram)’과 투표 및 설문 조사 시스템 ‘보팅(Voting)’을 공개했다.엔그램은 우리대학 동문과 재학생으로 구성된 벤처기업 ‘브레인스’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 집단지성 시스템으로서, 지난 8일 정식 오픈됐다. 학생들은 엔그램 홈페이지(engram.postech.ac.kr)에 접속해 자신이 공유하고자 하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고, 이 지식 콘텐츠는 다른 학생의 평가에 따라 점수를 받는다. 높은 점수의 콘텐츠를 많이 게시한 학생과 콘텐츠 평가에 많이 참여한 학생은 매월 1회 가상화폐 ‘뉴런’을 지급받게 되며, 이를 복지회 상품권으로 교

TOP/준TOP | 박민해 기자 | 2019-04-24 17:39

학생식당, 스낵바에 들어서면 거대한 기계가 우리를 반긴다. 기계의 모니터를 터치해 주문할 음식을 선택하고, 카드나 스마트폰 앱으로 스스로 결제한다. 이 기계의 이름은 바로 ‘키오스크(Kiosk)’다. 기술이 발전하고 매장의 무인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키오스크는 우리 일상 속에 차츰 자리 잡고 있다.직원 필요 없는 매장키오스크는 물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의 점포, 또는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무인정보단말기를 뜻한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한쪽 창문을 열고 신문, 잡지, 담배, 사탕 등을 판매하는 노점을 키오스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본 기사에서는 그보다도 설치형 무인정보단말기를 의미하는 대화형 키오스크(interactive kiosk)에 집중하고자 한다.이미 키오스크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나 대형 푸드 코트를 비롯한 음식점과 버스 터미널, 기차역, 공항 등의 교통 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나아가 학교의 무인증명서발급기나 동사무소의 무인민원발급기, 영화관의 무인티켓발권기도 키오스크다. 이렇듯 키오스크의 자동화 수준은 높아지고, 키오스크가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점점 다양한 분야에 키오스크가 광범위하게 도입됨에 따라 키오스크의 시장 규

문화 | 박민해 기자 | 2019-03-29 17:29

이번 호 신문에는 새롭게 선발된 포항공대신문사 33기 수습기자들의 첫 기사가 실린다. 특히 기획 기사인 ‘수습기자의 다짐’에서는 수습기자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원대한 포부와 비장한 각오를 글로 써 낸다. 후배들이 쓴 ‘수습기자의 다짐’을 읽고 있자니 2년 전 신문사에 처음 발을 들였던 나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나는 어려서부터 막연하게 글쓰기를 좋아했다. 글의 종류도 가리지 않아서 유려한 독후감을 써 글쓰기 대회에서 수상하는 한편, 공책에 SF 소설을 써 같은 반 친구들이 돌려 보기도 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하나의 완성된 문장으로 다듬어 내는 행위 자체가 멋지게 느껴지고, 그래서 지금껏 글을 쓸 때면 마냥 즐겁다. 신문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도 교내외의 다양한 사건을 직접 취재함으로써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공대에 와서도 꾸준히 글을 쓰고 나아가 우리대학 구성원에게 널리 나의 글을 읽힐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돼서였다.나 역시 33기 수습기자들처럼 ‘수습기자의 다짐’에서 기자로서 야심을 밝혔는데,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았던 문장은 “나는 글로써 과학과 우리가 사는 사회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이

78오름돌 | 박민해 기자 | 2019-03-29 16:48

캠퍼스 | 박민해 기자 | 2019-02-28 18:07

2019학년도 대학원총학생회장 선거에 두 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단일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가 아닌 복수 후보 투표는 대학원총학생회장 선거 역사상 최초로 있는 일이다. 대학원총학생회칙에 따라, 복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 15% 이상이 투표해 더 많이 득표한 후보가 당선된다. 이은샘(수학 통합) 후보는 △대학원총학생회 구조 개선 △인권 증진 △의료 복지 개선 △문화 활동 지원 △기업 박람회 주최 △학과별 소통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Sourav Sarkar(화학 박사) 후보는 △바이링구얼(Bilingual) 캠퍼스 개선 △국제 학생협회 활성화 △국제 학생을 위한 취업 박람회 △우리대학 대학원의 국제적 홍보 등 외국인 구성원을 위한 공약에 주력했다.투표는 이번달 10일부터 14일까지 5일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정해진 도장을 찍고 기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현장 투표와 달리, 대학원총학생회장 선거는 온라인으로 투표를 진행해왔다. 이에 과거에는 HEMOS에서 제공하는 투표 기능을 사용했으나, 해당 기능이 사라짐에 따라 지난해 2018학년도 대학원총학생회장 선거부터는 구글 폼(Google Forms)을 사용하고 있다. 구

TOP/준TOP | 박민해 기자 | 2018-12-12 14:49

지난 9월 25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윤창호 씨가 46일 만인 지난달 9일 낮에 끝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많은 국민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고 당시 윤 씨는 전역을 불과 4개월 앞둔 군인이었는데 명절을 맞아 휴가를 나왔다가 참변을 당했고, 이때 차량을 운전한 가해자 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81%였다.사고 발생 후 윤 씨의 친구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 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게재했다. 그들은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입니다”, “음주 사고라 해 가볍게 처벌해서는 안 됩니다”라며 음주운전 가해자의 처벌 강화를 촉구했다. 해당 청원이 40만 명이 넘는 국민의 동의를 얻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약속하는 답변을 내놨다.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지난 10월 22일에는 사고 장소의 지역구 의원인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하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하 특가법 개정안)’으로 구성된 이른바 ‘윤창호 법’을 대표 발의했다. 꿈

사회 | 박민해 기자 | 2018-12-12 14:36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서점가는 언제나 각양각색의 자기계발서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시라면 누구나 자기계발서 한 권쯤은 읽어봤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호아킴 데 포사다와 엘런 싱어가 지은 ‘마시멜로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유명했다. 현재의 유혹을 참아낼 줄 알아야 미래의 성공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마시멜로 이야기’ 시리즈는 2005년 출간 후 무려 3년 동안이나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목록에 머물렀다. 모두가 공부의 왕도, 습관의 중요성 따위를 강조하는 각종 인생 지침서에 열광했다.하지만 직설적인 자기계발서의 시대는 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힐링을 강조하는 책들이 늘어났다. 지난해 베스트셀러 목록은 아예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같이 제목만 봐도 단번에 힐링 에세이임을 알아볼 수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명문대 합격생이나 대기업 CEO의 성공 비결을 읽고 눈에 불을 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고작 몇 년 만에 천천히 살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듣고 있다니. 난 힐링 에세이 열풍이 너무나도 극단적인 변화로 느껴졌고, 문득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세상은 왜

78오름돌 | 박민해 기자 | 2018-12-12 14:21

지난해 12월 21일 총학생회 산하 전문기구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모담(이하 모담)’이 출범을 알렸고, 1여 년의 시간 동안 ‘모두를 담는다’, ‘모두와 함께 이야기한다’라는 의미를 내세워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인권 의식을 고취하는 데 앞장서왔다. 그리고 모담이 올해 1학기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오랜 기간 추진해온 교내 식당 채식(菜食) 및 소식(小食) 메뉴 건의 사업이 마침내 학생식당 푸드코트 소식 메뉴 운영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모두를 담는다, ‘모담’우리대학 최초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인 모담은 학생 인권, 소수자 인권과 관련된 사안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예를 들어 학생과 소수자에 대한 학내외의 차별이나 인권 침해에 대응하고, 우리대학의 규정, 제도, 정책이나 시설 등이 인권을 침해하지는 않는지 조사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역할을 한다.모담은 지난 1월 새내기 관련 인권 매뉴얼, MT 인권 매뉴얼의 제작과 배포를 시작으로, △#미투(#MeToo) △장애인 인권 △젠더 이슈 등을 주제로 한 월간 스터디 행사를 진행해 우리대학 구성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또, 학부 총학생회장단 및 무은재새내기학생회장단 후보에게 인권에

캠퍼스 | 박민해 기자 | 2018-11-29 11:48

국민의 기본권 중 교육권을 규정하는 헌법 제31조에 따라,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 즉, 대학은 학내 구성원에 의해 자주적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대학 행정의 중심에 총장이 있는 만큼 총장 선출 과정에 학내 구성원의 참여가 보장돼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여러 대학에서 총장 선출 과정에 학내 구성원의 의견이 민주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예컨대 서울대에서는 지난 7월 6일 총장 최종 후보자였던 강대희 교수가 성희롱·성추행 논란 끝에 후보직을 사퇴했는데, 이사회에서 이미 강 교수의 성추행 혐의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 교수를 총장 최종 후보자로 선출했던 것으로 드러나 학생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서울대 총학생회는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의 폐단에 그 책임을 물으며 총장 선출 제도의 개선을 강력히 요구해왔고, 지난달 18일에도 교수·학생·직원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총장 선출 과정에서의 학내 구성원 참여 보장을 재차 주장했다.이처럼 학생 사회에서 대학의 자율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총장 선출 절차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우리대학에서도 총장 선출 절차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촉발

캠퍼스 | 박민해 기자 | 2018-11-07 19:31

작년 여름, 사단법인 ‘새희망씨앗’의 기부금 횡령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새희망씨앗은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명목으로 기부를 유도했고, 약 5만 명으로부터 기부금 약 128억 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중 실제로 아동 후원금으로 사용된 돈은 약 2억 1,000만 원뿐이었고, 이마저도 현금으로 지원된 것이 아니라 복지시설에서 잘 쓰지 않는 인터넷 강의 이용권이나 태블릿 PC 800여 대 등으로 대신한 것이었다. 나머지 약 126억 원은 새희망씨앗의 회장과 대표, 그리고 지점장들이 아파트나 고급 외제 차 구매, 해외 골프 여행, 요트 여행 등의 호화 생활을 하는 데 썼다.당시 이 사건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대중은 “누굴 믿고 내 돈을 기부할 수 있겠느냐”라며 배신감을 내비쳤고, 나 또한 그랬다. 그리고 1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당신의 기부금이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관심을 두고 있는가? 그저 겉보기에 그럴듯하고 말만 번지르르한 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건 아닌가?누구나 살면서 여러 단체에 기부해봤을 것이다. 난 초등학생 때부터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그리고 작년부터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에 기부하고 있다.

78오름돌 | 박민해 기자 | 2018-09-19 18:54

우리대학에서 대학로(大學路)란 효자시장 그 자체다. 캠퍼스로부터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효자시장은 인근 주민들과 우리대학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다양한 음식점과 술집, 노래방, 당구장 등이 모여 효자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포항공대신문은 그중에서도 우리대학 학우들이 창업한 ‘아지트’와 ‘노래고래 코인노래방(이하 노래고래)’을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꿈을 실현하는 우리들의 ‘아지트’그냥 술집이 아니다.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아지트’다. 아지트는 원래 낮에는 카페, 밤에는 펍(Pub)으로 영업하는 것이 유명했는데, 지난겨울에 진행된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깔끔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탈바꿈함과 동시에 이제는 카페가 아닌 펍으로만 남게 됐다. 특유의 커피 향으로 사랑을 받는 더치 맥주는 여전히 판매된다고 하니,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아지트는 사실 우리대학 학우들이 모여서 만든 일종의 동아리다. 같은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끼리 단체 채팅방을 만드는 것처럼, 창업, 스포츠, 술 등 여러 분야에 대한 흥미를 공유하던 친구들끼리 모여 자연스럽게 아지트라는 이름의 모임이 구성됐다. 아지트의 구성원들은 서로를 동료라는 뜻의 ‘크루(Crew)

캠퍼스 | 박민해 기자 | 2018-05-31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