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그렇듯 남녀 공학이다. 그러나 단순히 남녀공학이라고 하기에는 좀 독특한 면이 있다. 남자의 비율이 다른 학교보다 무척이나 크기 때문이다. 대략 남녀의 비율이 9:1 혹은 8:1쯤 된다고 한다면, 지나가는 열명의 학생들 중에 겨우 한 두 명 만이 여학생이라는 말이다.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학교에서 여자들이 겪는 어려움들은 대부분 소수이기 때문에 생긴다. 예를 들면, 각 건물마다 여자 화장실은 한 층 건너씩 있다든지 하는 시설적인 불편함, 혹은 체육대회 때 여학생들은 언제나 응원만 해야 하는 행사적인 소외감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단지 불편함일 뿐, 여자라서 학교에서 겪는 힘든 일에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주변 여자들 모두 가장 힘든 것은 인간관계 라는데 동의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참 적다. 적은 학생수만큼 인간관계가 제한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서로를 좀더 잘 알고, 친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런데 언제, 어디서 사람들과 가장 친해지는 것일까? 나는 기숙사라고 생각한다. 물론 수업을 들으면서, 같이 모여서 공부를 하면서, 또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과 친해질 수도 있다. 그
여론 | 공석영 / 산업 2 | 2000-09-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