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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아파트 옆길을 따라 걸으며 주변을 주의 깊게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8동 1층 창가에 알록달록하게 채색된 유리창을 보며 의아해 했을 것이다. 언뜻 아이가 있는 집일 것이며 부모가 아이를 위해 상당한 배려를 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그곳에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다른 집과 차이점이라면 한 아이를 위한 가정집이 아니라 우리대학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의 유아들을 위한 공대유아원이라는 점이다. 현재 공대유아원을 운영하고 있는 문분희 원장에 의하면 대학이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그 기초를 닦을 무렵부터 형성된 탁아시설에 공대유아원은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당시에는 요즘처럼 유아들을 유한 보육시설이 없었고 적정 나이가 찬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유치원만 있었기 때문에 유아들은 어머니들의 몫이었다. 높은 교육을 받은 대다수 교수 부인들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고 그 재능을 발휘하고 싶어도 보육의 의무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다. 이사장 사모들은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과거 교수아파트로 사용했던 낙원아파트 지하에 탁아시설을 마련했다. 초기에는 자원봉사 형태로 시작했지만 일의 양이 많고 전문성이 부족하여 한계를 느껴 포항1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사를 영입

문화 | 이신영 기자 | 2005-05-04 00:00

분자생명과학부 대학원생 주관 외부 교류대학원생들 간의 교류를 통해 커플이 탄생하여 결혼까지 이르게 되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교류의 예가 있을 수 있을까? 실제로 분자생명과학부 대학원생이 주관한 ‘포항공대-이화여대 학술발표회’를 통해 두 쌍의 부부가 탄생했다. 제1회 학술발표회를 주관했던 조성찬 학우는 대학원 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학술발표회 경험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회상하였다.“갑작스런 교수님의 제안으로 떠맡은 일이고 처음으로 시작하는 행사라 솔직히 힘겨운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주체가 되어 학술 행사를 준비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다양한 학문의 동반자들을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교내 분자생명과학부 내에 있는 화학과나 화공과 대학원생들 더불어 교수님 및 직원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이화여대 측 관계자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이와 더불어 분자생명과학부에서는 대학원생이 주도하여 각 분야의 주목 받는 학자들을 초청, ‘대학원생 주관 초청세미나’를 추진하였다. 수동적으로 세미나에 ‘참석’하는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세미나를 ‘주관’하는 주체로 대학원생들의 위상이 바뀐 것이다. 제1회 세미나 연사로

취재 | 이신영 기자 | 2005-03-23 00:00

위에서 몇 가지 특징적인 교류의 예를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세미나 안내나 저명인사들의 강연회 공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미 교류를 통한 학제 간 연구는 역행할 수 없는 시대의 큰 흐름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당당한 주체로 이를 이끌어가야 할 교수와 대학원생의 전반적 현실은 어떠한가?많은 세미나가 하루가 멀다 하고 진행되지만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 주제와 직접적 관련을 맺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인 경우가 태반이다. 흔히 ‘현실이 너무 바빠서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류성호 교수는 “여유는 역량에서 나온다. 역량이 없기 때문에 여유가 없는 것이므로 이 사실을 인정하고 부단히 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대학원생 주도 세미나의 경우 아주 바람직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추진하는 대학원생들의 마음이 무거운 경우가 많았다. 적절한 사람을 물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상당한 지적인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세미나에 참석해도 실질적으로 별로 얻을 게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당장 현재 자신의 연구와 관련성 차원에서는 공감할 수 있지만 역량이 출중할 경우 새로운 관련성을 찾아 새 영역을 개척할 수

취재 | 이신영 기자 | 2005-03-23 00:00

- 그룹 스터디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간 진행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면?저는 현재 소위 ‘뜨고 있는’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데 대화를 통한 아이디어 생성과 이론과 실험 간 긴밀한 상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론 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실험을 통해 쉽게 검증될 수 있고 실험에서 유도되는 의문점을 이론적 검증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학원생들간의 별다른 교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미시건대학에 학회 발표를 하러 가서 그곳 대학원생들의 질문 수준에 자극을 받았고 이런 역량이 활발한 교류를 통해 개발되었다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연구실 대학원생들과 더불어 그룹 스터디 모임을 제안하게 되었고, 기계과, 화공과, 화학과의 10개 가까운 실험실의 대학원생들 20여 명이 모이는 규모로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들이 허락해 주실까 싶은 우려도 있었지만 한결같이 지원해 주셨고 2004년 8월경까지 2년 동안 모임이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2년 간에 걸친 그룹 스터디 모임이 중단된 이유는?서로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모인 모임이었고 매주에 걸쳐 활발하게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대화 가운데 무슨 시약을 써야 좋은지에 대한 기본적

취재 | 이신영 기자 | 2005-03-23 00:00

-‘시스템바이오다이나믹스’ 연구센터란 이름으로 NCRC(국가핵심연구센터)에 선정됐는데 센터 이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과거 생명 현상의 이해는 정성적·단편적·분해적인 방법론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단일 뉴런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했다고 해서 수많은 뉴런들로 구성된 뇌 활동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며 현재 축적된 생물학 정보를 바탕으로 한 학제간 연구가 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시스템’ 차원의 연구란 분자나 세포 수준에서 생명체의 구성성분들의 상호 network가 어떻게 구성되어 복잡계 차원의 생명현상을 어떤 차원으로 유도하는가를 연구하는 것을 의미한다.본 센터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생명 시스템의 동적 현상을 연구하며 이를 Network Bio-Dynamics 및 Physical Bio-Dynamics 차원에서 연계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Network Bio-Dynamics 차원에서는 생체 network이 어떻게 내·외부의 자극에 따라 시공간적으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지를 정량적으로 연구하고, Physical Bio-Dynamics 차원에서는 세포 내외의 물질 이동과 구조변화와

취재 | 이신영 기자 | 2005-03-02 00:00

창의성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창의성에 대해 일반인들은 “창의성은 타고난다, 창의적 결과는 영감에 의한 것이다, 창의적 사람은 광인의 기질이 있다”와 같은 신비주의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학원생 다수는 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 창의성이 계발되며(30%), 창의적 연구결과는 영감 보다는 지속적 연구의 결실이고(34%), 창의적 사람은 독특하지만 정상인(11%)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학부생들은 동일한 문항에 대해 대학원생들에 비해 보다 신비주의적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65%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창의적 연구결과가 영감에 의한 것이라고 대답한 점은 인상적이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 몸담고 있는 원생들은 지속적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오늘날 창의적 결과물이 기존 영역을 잘 습득하려는 꾸준한 노력의 바탕 위에 피어난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대학원생 가운데서도 34%가 영감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자신, 동료, 교수들의 창의성 수준은?창의성 연구가 길포드와 토런스는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다양한 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발산적 사고를 창의성을 핵심으로 파악하였고, 메드닉은 떨어져 있는 요소들 사이에

취재 | 이신영 기자 | 2004-11-24 00:00

우린 흔히 창의성이란 단어를 생각할 때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뉴턴이나 상대성이론을 착안한 아인슈타인과 같은 인물들을 떠올리곤 한다. “천재들의 창의성은 범인이 이해할 수 없는 섬광과 같은 영감에 의한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생각은 대중의 흥미를 돋구기 위해 포장된 그들의 전기를 통해 강화된다. 과학의 대중화란 측면에 있어서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이해는 창의성의 주체가 되어야 할 학생들로 하여금 창의성이 자신과 무관한 특징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자칫 창의적 역량을 약화시길 수 있다. 과연 창의성이란 이런 도깨비 방망이와 같은 것일까? 일반적으로 “어떤 과학자의 연구결과가 창의적이다”고 할 때 이 ‘창의적’이란 단어는 ‘새롭고(original, novel) 동시에 중요하다(meaningful, significant, valuable)’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새롭고 중요하다는 판단은 누가 하는 것일까? 어떤 과학자의 업적이나 예술 작품이 창의적이라고 할 때 일반 대중이 이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각 학문 영역의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지기 마련이고 이런 특성으로 인해 창의적 결과는 분야

취재 | 이신영 기자 | 2004-11-24 00:00

-체세포 복제 시 체세포의 핵을 분리해서 난자에 넣은 것인가요?체세포로부터 핵을 분리하다 보면 핵에 손상이 가해지기 마련이고 핵만을 난자에 삽입할 경우 융합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포막이 존재하는 체세포를 분리해서 난자에 삽입하여 세포간 융합이 일어나게 해 주었습니다. -난구세포(cumulus cell)를 복제 대상으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원인은 정확히 모르지만 같은 종일지라도 개체 간에 복제 효율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며, 개체 내에서도 조직에 따라 복제효율이 천차만별입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어떤 체세포가 복제에 적합한지를 테스트해 보아야 하는데, 그 결과 여성의 경우 난구세포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정되었습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귀 섬유아세포(ear fibroblast)가 가장 효율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핵이식과 핵치환은 어떻게 다르나요?일본에서 두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었지만 다른 의미입니다. 핵치환은 두 개의 세포 간에 핵을 치환하는 것을 의미하고, 핵이식은 핵을 빼내어 핵이 제거된 다른 세포에 핵을 삽입하는 것입니다.-학술지 ‘Nature genetics’에 실린 논문을 보면 모계의 미토콘드리아만 복제양에서

학술 | 이신영 기자 | 2004-05-19 00:00

‘생명공학과 국가발전’이란 큰 청사진 아래 실제로는 ‘장기이식 및 세포치료’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바이오의 생명공학기술을 크게 △질병저항동물의 실용화 △바이오 이종장기 시대의 개막 △세포 치료에 의한 난치병 극복으로 나누었는데, 작년에 언론에 보도되었던 ‘광우병 내성 소’와 같은 질병저항동물 관련 내용은 이번 강의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다. 우선 줄기세포(stem cell) 보도 과정 중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종장기 생산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언론에서는 마치 간세포 배양을 통해 장기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고 실제로는 세포나 조직을 유도하여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3차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장기를 만들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40~50년이 지난 훗날에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장기 장애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인공적으로 제작된 기계를 이용할 수 있으나 일시적일 뿐이며, 장기이식을 받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지만 현재까지 한국에서 장기이식 사례는 38건에 불과하다. 이에 다른 대안이 절실하며 이종장기 생산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학술 | 이신영 기자 | 2004-05-19 00:00

지난 2월 기자회 대학원 동장 모임 주도로 진행된 대학원 총학생회 설립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대학원생의 73.4%가 총학 설립에 긍정적이었고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설립방법으로 학부 총학생회와 동일하게 대학원총학생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뒤 전체 선거를 통해 총학생회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55.4%로 가장 많았고, 주요 활동방향으로는 대학원생 복지증진(73.9%)을 1 순위로 꼽았다. 이처럼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아직껏 준비위원회는 구성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에는 총학생회, 학과협의회, 동아리 연합회 등 다양한 자치기구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학원생의 전체 의사를 대변할 자치단체는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학교 설립 이래로 간간히 대학원 자치단체 설립이 추진된 적이 있었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대학원 전체를 아우르는 자치단체는 구성되지 못했다. KAIST를 비롯하여, 연세대겙疵졍?등 많은 대학원에서 이미 총학이 구성되어, 원생들의 의사를 대변하고 복지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지만, 현재 몇몇 교내 과학생회의 고무적 움직임을 살펴볼 때 그리 절망적이지만은 않

보도 | 이신영 기자 | 2004-05-06 00:00

“Rice is life.” UN은 이와 같은 문구를 내걸고 각국 정부에 쌀 증산을 독려하고자 2004년을 ‘쌀의 해’로 정하였다. 실제로 쌀은 매년 60억 세계 인류가 섭취하는 칼로리의 21%를 공급하고 있고 10억의 인구를 먹여 살리는 세계 제 1의 에너지 공급원이다. 이처럼 이미 쌀이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기능성 쌀‘이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보통 쌀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말은 아닐 터이고 특별한 기능이 보강되거나 첨가된 쌀이라고 상식 수준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기능성 쌀이란 이름은 학문적으로 명확히 의미가 규정된 뒤 사용된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상품의 차별화를 위해 먼저 사용되었다. 홍삼쌀, 버섯쌀, 당뇨쌀 등 여러 제품이 판매되고 있고 일반 쌀보다 고가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이름들이 의미하듯이 기능성 쌀은 예방의학 차원에서 건강보조식품으로 판매되거나, 보다 직접적인 치료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성분을 첨가하여 식품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 즉 건강과 관련하여 먹거리로서 그 기능성의 의미가 제한되어 사용되는데, 현대 생명과학의 이상은 이러한 좁은 틀에 만족해하지 않는다. 식량, 건강

학술 | 이신영 기자 | 2004-03-03 00:00

다원주의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절대윤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각자 자신의 윤리관에 입각해 살아가며 윤리집단 간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는 합의에 입각해 사회는 유지된다.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할 생명윤리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합의의 과정도 ‘윤리’란 단어의 속성상 논쟁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1997년 영국이 낳은 복제양 돌리로 인해 생명공학의 발달과 함께 등장했던 생명윤리 정립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고, 1998년 경희대 이보연 교수의 복제기술을 이용한 4세포기 배아 발생 성공과 1999년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복제송아지 영롱이의 탄생은 이에 불을 지폈다. 과거에는 과학연구의 사회적 논의에 있어서 구경꾼의 위치에 있던 우리나라가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국내의 경우 1983년에 생명공학육성법이 제정되었지만 이 법은 국내 생명공학 산업의 육성을 목표로 하였기에 생명윤리 문제와는 거리가 있었다. 1984년 동법 시행령으로 마련하게 한 실험지침 중 하나로 생명윤리 문제를 다루도록 했으나 별 진전이 없다가 국내외적인 복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복제문제에 대한 최초의 공개토론은 1997년 한국과학기자클

취재 | 이신영 기자 | 2004-03-0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