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1건)

달리기는 꾸밈이 없다. 룰이라고 해봐야 매우 단순한, 그야말로 노력한 만큼 그 대가가 돌아오고 누구나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 그 매력이 있을 것이다.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필두로 각 대형 신문사들이 경쟁적으로 마라톤을 유치하고 있고, 마라톤 인구 저변이 날로 넓어지는 등 국내에는 점차 달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스포츠와 관련된 유행의 무풍지대였던 우리학교 주변에서도 짬짬이 시간을 내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점점 더 눈에 띄고, 교수님들이나 학우들이 마라톤 완주를 했다는 소식들도 간간히 들려온다.이민규 학우(화공 3)도 이런 사람중의 한 명이다. 이민규 학우는 매주 정기적으로 가속기 주위를 달리는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같이 달리는 사람들 중에서도 경력이 제일 일천한 신참에 불과한데도 10km 1회, half 2회, 풀코스 1회 완주의 경험이 있다고 한다.제대 후 체력관리 차원에서 조금씩 시작했다는 달리기가 취미 차원을 넘어 매니아 수준으로 된 이유는 달리기라는 운동이 가지고 있는 여러 미덕에 심취했기 때문이란다.“달리기를 시작한 동기는 제대 후 늘어나는 뱃살을 없애기 위해서였는데, 차츰 달리기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죠.” 에서 하니가 엄마를

문화 | 박정준 기자 | 2001-12-05 00:00

나노기술(Nano Technology)의 원천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나노선(nano wire) 개발 부문에서, 화학과 김광수 교수 연구팀이 나노기술의 기본단위인 1nm보다 작은 0.4nm 선폭의 획기적인 나노선을 개발하여 세계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 결과는 지난 10월 12일자 Science지 표지 기사 및 국내외 많은 언론에 다루어지며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나노기술은 그 특성상 나노 신소재의 합성, 구조분석, 물성분석, 소자화,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학제간 다양한 분야의 전공지식을 가진 과학기술자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이번 나노선 프로젝트도 우리대학 화학과 김광수 교수 연구팀을 중심으로, 신소재공학과, 화학공학과, 물리학과 이외에 삼성종합기술원 나노분석기술 연구실, 하이닉스 반도체 분석실 등 기업연구소까지 망라하는 다양한 전공의 첨단 연구인력들의 학제간 연구 협동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학제간 협동 연구의 바람직한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우선 화학과 내에서의 다양한 전공 출신의 연구자들에 의해, 이 나노선이 탄생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이번 연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CHQ(calix[4]hydro quinone)라는 물질은 전기화

학술 | 박정준 기자 | 2001-10-31 00:00

고이즈미 내각 출범 이후로, 한일 양국 사이 관계는 교과서 왜곡문제, 어업협정 문제 등으로 시끄럽기만 하다. ‘노브레인’이란 한국 Rock 그룹은 일본에 대한 항의 표시로 공연 때에 일장기를 불태우기도 하고 각 시민단체들은 목소리를 합쳐 고이즈미 총리 방한시 항의시위를 했다. 이 와중에 한국의 대표적 중견작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김진명씨가 이라는 이름의 새책을 내어 놓았다. 김진명 씨는 이후로 많은 팬들을 모으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견작가 중 하나이다. 그는 인기가 많은 만큼 많은 폄하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그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그의 작품이 상업주의적, 극우적이라 하며,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역사를 보는 눈을 넓히고 민족혼을 고양시킬 수 있다고들 한다.그가 상업주의적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은 그의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부터이다. 한국 출판계의 상업적 기획의 대표적인 성공작이기도 한 이 책은 처음에는 92년 ‘실록출판사’에서 ‘플로토늄의 행방’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으나 주목을 끌지 못하고 사장될 뻔 했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 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되자, 책에 담긴 민족주의가 국내에 팽배한 반미, 반일

문화 | 박정준 기자 | 2001-10-31 00:00

1446년 9월 10일(양력 10월 9일) 훈민정음이 창제된 지어언 555년이 흘렀다. 질곡많은 우리 역사와 함께 훈민정음, 즉 한글 역시 굴곡의 역사를 겪어 왔다. 탄생시부터 당대의 지배사조였던 중화(中華)주의에 거슬러 태어난지라 유산의 위기를 겪었으나(최만리의 상소), 근세에 들어 사회와 문화면에서 새로운 기운이 싹트며 근세 서민층 문학이 용솟음치는 견인차 역할을 했고, 일제의 한반도 강점 이후, 내선일체의 명분아래 한글 말살정책을 겪으며 고사(枯死)할 지경에 이르렀으나, 주시경, 최현배 같은 이의 노력으로 살아 남아 지금까지 우리 겨레의 생각과 감정을 담을 수 있는 훌륭한 그릇으로 기능해 왔다.언어는 새로운 문화에 접촉하게 됨에 따라 점차 감염되고 변모해가기 마련인지라, 한글도 어휘면에서 창제 이후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중세까지는 대부분의 어휘가 중국으로부터 넘어 왔으며 근대 이후로는 서구문화의 수많은 개념들이 일본식 한자어의 모습으로 수입되었다. 근대화를 겪으며 이렇게 우리말이 변모되어 가는 과정을 두고 남영신 같은 분으로 대표되는 ‘언어 순수주의’의 입장에서는 가능한한 우리 말의본모습을 끊임없이 되살리며 외래요소를 배격하려 하지만, 한편에서는 고

학술 | 박정준 기자 | 2001-10-10 00:00

9월 11일,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일대 참사가 있었다. 범인이 채 밝혀지기도 전부터, 분노와 슬픔에 가득찬 미국인들의 시선은 아랍으로 향해 있었고, CNN은 기쁨에 겨워 축포를 발사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모습을 담은 정체불명의 수상한 필름(걸프전때의 영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됨)을 전세계에 방송하고 있었다.범인은 아랍계로 굳어져 가고 있는 듯 하며,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테러를 당한 이유는 ‘자유’와 ‘기회’가 가장 빛을 발하기 때문이며 테러리스트들을 문명에 저항하는 ‘evil’로 규정했다. 바야흐로 ‘불의’에 맞서 ‘정의’가 일어서며, ‘악당’을 분쇄하기 위해 ‘보안관’이 일어서는 헐리우드 식의 이분법이 완성되고 있는 순간이다.냉전 종식 이후, 한동안 테러리즘을 다룬 영화에서 악역은 아랍인들이 도맡아 했다. 그들은 비행기를 납치하고[델타 포스, 화이날 디씨전], 고층건물을 점거하며[트루 라이즈], 버스와 초등학교를 날려 버린다[비상계엄]. 힘이 지배하는 국제 정치 구도하의 약자에게 있어, 테러리즘은 자신들이 처한 ‘비정상적인’ 상황을 전달하려는 극히 ‘비정상적인’ 메시지 전달수단이다.하지만 헐리우드 영화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전달하려던 메

문화 | 박정준 기자 | 2001-09-19 00:00

정부는 5월 25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이한동 국무총리 주재하에 새만금 사업의 ‘순차적 개발안’을 확정함에 따라 91년 첫 삽을 뜬 이후 찬반 양론 사이에서 난항을 거듭해온 이 사업이 새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새만금 사업은 전라북도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일대의 4만 헥타르(여의도의 140배) 규모의 갯벌을 그 대상으로 하며, 전북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서 고군산군도를 거쳐 군산까지 이어지는 바다에 33㎞에 이르는 방조제를 쌓아 1억2천만평의 해수면을 개발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정부, 논란속 순차적 개발안 확정 이 사업은 쌀의 증산을 통해 30%에 미치지 못하는 국내 식량 자급 상황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수자원 관리를 통해 농업 용수를 확보하고, 주변의 만경강, 동진강 유역의 상습침수 피해를 해소시키며 인근 지역의 육상 교통 상황을 호전시키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업 시초부터 경제논리보다는 개발에서 소외되어 온 전북 지방의 개발이라는 정치논리에서 시작된지라 예산의 배정도 지지부진해 난항을 거듭해왔다. 그러던 차 94년 완공된 시화호가 죽음의 호수로 변함에 따라 그 다음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새만금이 환경단체의 우려의 대상이 되고

학술 | 박정준 기자 | 2001-05-30 00:00

최근 모대학에서 만든 기여우대제 실시계획안이 외부로 유출되며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즉 학교에 대한 물질적, 비물질적인 지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하는 기여 입학제의 실시이며, 이는 각계의 반론에 직면하고 있다. 반론의 요지는 공인화된 현대판 매관매직(賣官賣職)이며, 전통적으로 배움의 전당을 신성화해온 한국의 현실상, 그 배움의 자격을 돈을 받고 파는 데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그 대학의 학생들 사이에는 학생의 권리를 자신이 포기하면,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학교에서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농담이 오간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기여입학제를 통해 대학의 부족한 재원을 보충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미국같이 상대적으로 졸업요건이 엄격한 곳에서는 실력이 없는 학생은 도태되니 단순히 학생 신분을 파는 것으로 볼 수 없으나, 한국 대학 그리고 대학교육의 현실상 실력없는 학생의 여과과정이 힘들기 때문에, 부모를 잘 둔 덕에 명문대의 졸업장을 손에 쥐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입에 물고 태어난 은숟가락’에 금칠을 해주는 격이며 이것은 기회균등의 원리에 어긋난다는 것이다.수많은 찬성과 반대의견 속에서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많은 이들의 경계는 십분공감하나, 과연

여론 | 박정준 기자 | 2001-05-30 00:00

한때 [허준]이라는 드라마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던 적이 있었다. 한번은 집에서 밥을 먹다가 부모님께서 “허준 같은 큰 사람이 되어라.”라고 말씀하시는 통에 먹다 체할 뻔 했던 기억이 난다. TV의 역사 드라마라는 것이 ‘역사’이기 이전에 ‘드라마’이다 보니 고증보다는 시청률에 더 중점을 둔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어떻게 역사에 사료가 그렇게 많이 남아있는 인물의 생애를 그토록 왜곡시킬 수가 있는지 의아했었다. 실제 스승이었고 허준의 생애에 많은 도움을 준 은사인 양예수를 적수로 묘사하고 200년이나 후세의 인물인 유의태를 스승으로 등장시킨 것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그러나 어차피 역사에 남겨진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인물을 재창조해내는 과정을 구경하는 것도 역사 드라마를 보는 한 즐거움이긴 하다. 중국, 일본, 한국의 역사에는 각기 애꾸 영웅(獨眼龍)이 등장하여 흥미를 끈다. 당(唐) 말기에 이름을 떨친 이극용, 일본 전국 말기 에도 막부 성립의 감시자이자 든든한 배후였던 다테 마사무네(伊達正宗), 그리고 우리 역사의 궁예가 그들이다. 외눈으로 두눈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본다고 호언하던 이들은 동시에 운명의 여신에게 버

문화 | 박정준 기자 | 2001-05-30 00:00

320억 투자 2002년 말 완공 목표 본격 추진올 하반기에 4천평 규모로 인화부지에 건축비 320억원이 투자되어 생명공학연구센터(센터장 : 채치범 생명 교수)가 2002년 12월말 완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우리대학의 생명공학 분야 발전과 아울러 포항제철의 경영 다각화 방침과 맞물려 전개되는 이번 생명공학연구센터 건립은 생명공학 산업을 중심에 둔 산학 협동의 하나의 모델로 기능할 전망이다.우리대학 분자생명과학부는 그동안 국내 최고의 질적 우수성을 자랑해 왔다. BK21 생명 분야 1위 선정을 비롯, 5개의 창의 연구단과 9개의 국가 지정 연구실을 포함하고 있으며 교수들의 연구 수준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었다. 하지만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데 있어 장애로 작용하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우선은 연구 규모상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질적으로는 공히 국내 최고이자 세계적 수준을 자랑해왔지만, 정작 생명공학 연구진의 규모는 해외 유수대학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단순히 교수 규모만 비교하더라도 하바드대가 의대 교수진을 포함할 겨우 500여 명에 이르고, MIT도 연구교수를 포함하면 110명 정도이나 우리대학의 생명과학과

취재 | 박정준 기자 | 2001-03-28 00:00

작년 12월 타계한 미당 서정주를 뒤따르듯, 운보 김기창도 올해 1월 말 유명을 달리했다.한 사람은 한국 시단의 거목으로서, 한 사람은 우리나라 화단의 거장으로서 독보적인 존재였던 인물들이다. 미당은 독창적인 기법을 통해 우리 언어의 아름다움을 극한까지 표출함으로써 그 이름을 떨쳤고, 운보는 귀머거리란 장애를 딛고 청록산수, 바보산수 등의 독자적 예술 영역을 개척하며 남긴 2만여점의 작품을 통해, 동양화와 서양화의 이분법을 초월한 한국화의 새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더 이상의 미사여구가 붙을 수 없을 만큼 이토록 칭송을 받는 이들의 이름에도 항상 따라붙는 오명(汚名)이 있으니, ‘친일 예술인’이 바로 그것이다.혹자는 그들이 일제 하에서 어떤 행동을 했던 간에 그들의 예술성과 업적이 그것을 덮을 만큼 뛰어나다고 칭송하기도 한다. 혹자는 예술은 예술이고 정치는 정치라고 한다. 그 둘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고, 그들의 장점은 나름대로 우리가 지켜보고 평가해주어야 하며, 거기에는 어떤 시비도 끼어들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제 치하에서 부역을 했던 인사들의 공통된 변명이 있으니, 김 기창 스스로 말했듯이 “평범한 인간이면 누구나 환경의 지배를 받게

문화 | 박정준 기자 | 2001-03-0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