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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캠퍼스를 두르며 동서로 나 있는 뱅크로프트 거리를 걷다 보면 얼핏 투박하지만 맵시가 있는 콘크리트 건물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버클리대의 미술관이다. 이곳이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 화가이자 뛰어난 선생인 한스 호프만을 기념하여 지은 건물이라는 것을 이 대학 구성원들도 잘 모르는 듯하다. 그는 색채와 형태가 사물로부터 독립하여 스스로 존재하는 대상이 되고 이들이 엮어 내는 심미에 주목한다. 눈에 보이는 대상, 사물, 세상이 존재의 본질, 근간을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는지 어떻게 확실할 수 있겠는가? 본질은 언어와 이성이 닿기 어려운 저 너머에 숨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인간 세상뿐 아니라 자연 세계도 본질적 특성은 구체적 외형이 아니라 내재된 무엇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왕왕 수학이라는 학문에 종사하며 가끔 물리학을 하기도 한다. 컵에 손잡이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구멍 난) 도넛 혹은 탁구공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며 같은 위상체라고 얘기한다(그림1). 이런 위상 특성은 연속적 변형에 의해 바뀌지 않는다. 물질 내의 전자와 원자들은 전자기력으로 상호작용하여 복잡한 에너지 스펙트럼을 형성하는데, 여기에 기하학적 위상과 같은

학술 | 지승훈 / 물리 교수 | 2012-10-17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