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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은 새로운 토대 위에 세워질 것이다.” 이런 뜬금없는 예언을 한 사람은 프로이트도 스키너도 아니었다. 진화생물학의 아버지 다윈(C. Darwin). 한 귀퉁이를 비장하게 장식했던 이 예언이 거의 백년을 잠자고 있을 때, 하버드 대학의 윌슨(E. O. Wilson) 교수는 (1975)을 통해 스승의 예언을 재차 상기시켰다. “사회과학은 가까운 미래에 생물학의 한 분과가 될 것”이라는 호언장담과 함께. 하지만 심리학 분야에서 다윈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고 그 “새로운 토대”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때는 ‘진화심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등장한 90년대 이후부터다.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마음(mind)에 대한 계산주의 이론(현대 계산 이론의 아버지인 논리학자 튜링에게서 시작됐으며 인간의 마음을 컴퓨터, 혹은 두뇌의 소프트웨어로 이해한다.)과 주류 현대 진화론이 결합돼 나온 잡종 학문이다. 여기서 주류 현대 진화론이란 다윈의 자연 선택론을 중심으로 하여 1920~30년대에 형성된 이른바 ‘근대적 종합’(the Modern Synthesis)을 계승·발전시킨 것으로서 자연 선택의 단위를 유전자로 규정하는 ‘유전자 선택론’(gene selectionism)과 자

학술 | 장대익 / KAIST 강사 · 과학철학 | 2004-03-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