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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10월이 되면 매번 우리는 언제 노벨과학상을 받게 되나 라는 자괴감에 빠진다. 올해도 노벨과학상 이야기는 남의 나라 이야기 혹은 아직은 요원한 이야기라는 안타까움에 우리 과학계는 어떻게 해야 노벨상을 탈 수 있을까 다양한 분석과 진단을 내놓게 된다. 내가 연구하고 있는 식물학 분야도 노벨상 수상과 거리가 있는 분야이다. 노벨생물학상이 없고 대신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바바라 맥클린톡 여사처럼 순수하게 식물학 연구(옥수수 연구)를 수행해서 노벨상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거의 예외적인 사례로 꼽힌다. 십여 년 전 식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는다면 어떤 연구가 받게 될까 하고 동료 교수와 논의한 적이 있다. 당시 개화호르몬을 찾아내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개화 분야의 연구를 하고 1998년 서울대학교에 부임해 왔을 때 내 은사이기도 했던 교수님이 ‘그래, 이제 개화호르몬이 밝혀졌느냐’ 라고 물어볼 정도로 식물학 분야에서 개화호르몬을 찾는 일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원이었다. 70여 년 동안 풀지 못한 숙제를 푼다면 노벨상을 줘야 하지 않나 라는 게 식물학 분야 연구자들의 일반적인 생각 아니었을까

학술 | 이일하 교수 /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 2016-12-07 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