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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떨 때 웃을까? 고등학교 때 성대모사 공연을 하고 현재 연극 동아리를 2년째 하는 내가 아직도 답을 얻지 못한 의문이다. 연극 준비는 대본을 읽고 암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배우로서 희극 대본을 숙지하다 보면 특정 장면이 웃기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로 공연을 하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웃음이 터져 사람들이 웃음을 멈출 때까지 다음 대사의 타이밍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무대 밖 현실에서도 농담이 어떨 때는 웃기고, 어떨 때는 별 효과 없이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인간의 심리는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개그의 경향성에 대한 분석으로 공식을 세워 사람을 빵 터뜨리긴 어렵다. 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을 자주 겪다 보니, 평소에 직관적으로 던졌던 농담과 개그에 특별한 공통점이 있는지 궁금해졌고, 이에 관한 이론과 생각을 정리해 봤다.먼저 웃음도 생리 현상의 일부이다 보니 신경생리학적 이론이 존재하는데, 문학 비평가 모롱(Charles Mauron)은 ‘심리 에너지’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인간이 대상의 첫인상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심리 에너지를 A, 대상의 실체가 드러났을 때 적응에 필요한 심리 에너지가 B

지곡골목소리 | 박경수 / 전자 19 | 2021-01-02 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