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건)

한 해가 끝나가던 2017년 12월 31일, 나는 장례식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작은할아버지께서 암으로 건강이 좋지 못하셨는데, 이번 겨울에 감기에 걸리셔서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친척들은 이미 와 있었고, 나는 조문을 하고 친척들과 둘러앉았다. 때가 되어 입관식을 하는 시간이 됐다. 사실 나는 이때까지 입관식에 참여해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이날 처음으로 죽은 사람을 실제로 봤다. 옆에서 작은할머니와 그의 아들딸은 오열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은 소중한 사람이 죽는 것이었다. 죽음 앞에서는 산 사람과 죽은 사람 모두가 비참할 뿐이었다.사람은 죽는다. 이것만큼 자명한 진실은 없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왕이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이나, 평범하게 살았던 사람들이나 비참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 모두 죽었다. 또한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도 언젠가는 죽는다. 우리의 삶은 죽음을 향해 하루하루 걸어가는 삶이다. 나는 그날 장례식장에서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실감했다. 항상 지금의 모습처럼 살아갈 것 같지만 나도 늙어 쇠약해지고, 숨이 끊어질 것이다. 어쩌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죽음을 거부할 수 없는 우리는

지곡골목소리 | 박건 / 생명 17 | 2018-11-07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