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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뜨거웠다. 떠나기도 전에 이미 내 몸은 땀으로 젖어가고 있었다. 갑자기 여행을 다니며 자주 듣는 얘기 중 하나인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떠올랐다.나는 복학생이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사내놈이다. 비록 다른 군제대자와 같이 떳떳이 쉬지 않고 산을 여러 개 넘었다는 말은 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고생은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고생 맛이 그리워서 였을까 포스비에 올라온 모집 글을 읽고서 조금의 망설임 없이 난 신청했다. 어찌 보면 나의 이번 행사 참가 동기는 참으로 단순하다. 고생의 여행길이기 때문이다.첫발은 가벼웠다. 눈 주위에 보이는 것이 익숙했고 비록 무더웠지만 출발은 언제나 상쾌한 법이니까 말이다. 얘기를 나누고 있으니 어디까지 왔는지도 잘 몰랐다. 우리들의 행진은 동네를 돌며 북 치는 악단과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그 연주는 오래 가지 못했다. 첫 휴식부터 땅바닥에 철썩 주저 않는 이가 보이더니 언제부턴가 다음 휴식 장소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 휴식 장소에 이르니 행렬의 머리와 꼬리 사이에 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벌써 지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조는 아직도 수다를 열심히 떨고 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어찌 된

특집 | 권원대 / 생명 3 | 2001-08-2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