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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곡을 떠난지도 어느덧 10년이군요. 온다간다 말도 제대로 못하고 갑작스레 정들었던 우리 학교 교정을 떠나온 지가 말입니다. 그 동안 제 빈자리를 대신해 우리 ‘포항공과대학교’를 이끌어 오신 동료교수, 동문, 직원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우리 학교의 모습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우선, 개교 당시에 심은 나무들도 한층 더 우거졌습디다. 그리고 교정을 거니는 학생들의 모습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보여 조금 놀라기도 하였습니다.하지만 단 하나 아직도 변함없는 장소가 눈에 띄었는데 그것은 바로 ‘무은재 기념관’ 앞의 빈 좌대였습니다. 이 빈 좌대를 아직 채우지 못한 것을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저를 포함한 한국 기성 과학자들의 후학들이 혹여 조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책임지는 데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잃은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잠시 해봅니다. 게다가 제 살아 생전엔 듣도보도 못한 ‘이공계 기피현상’이라는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지는 것도 보았습니다. 때문에 대한민국의 선배 과학자로서 그리고 포항공과대학교의 초대 총장으로서 제 후학들에게 한마디 전하고자 하는 바를 이 편지에 담아 함께 실어보내려고 합니다.포항공대인

특집 | <포항공대신문 기획부> | 2004-04-14 00:00